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은 다양하다.
십여년을 한결같이 수도원에 반찬을 나누는 한 가정이 있다.
어머님이 아프셔서 이제는 아들이 그 일을 대신한다.
갓 담근 김치와 오이소박과 나물무침에서부터
밑반찬으로 좋은 멸치, 오징어, 콩장, 장조림, 깻잎, 가지....
때로는 탕과 국에 이르기까지 그 정성과 사랑에 머리만 긁적이며 반겨 미소짓곤 했다.
물론 본당 방침에 따른 실천이기도 하지만
형제적 관심과 사랑이 묻어나지 않는다면
이번 주간에 해치워야만 하는 단순한 의무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신앙인은 의무적 행위를 넘어서서 복음적 행위에 맞갖게 살아가기에 기쁘고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은 무엇을 나누는 행위에 앞서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의 감도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찬을 나누는 아들을 보고 그 어머님을 생각하며 아직 여물지 않은 풋밤을 몇개 따다. 연한 풋밤의 상큼함으로 기운을 내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