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재의 수요일 마태6,1-6, 16-18 (리디아)
마태6,1-6, 16-18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사순시기는 오늘부터 성주간 수요일까지입니다. 정확하게는 재의 수요일부터 성삼일(성목요일) 전례 전까지입니다.
사순절의 “사순”은 “사십일(40)”을 의미하지만 실제로 사순시기(재의 수요일~ 성주간 수요일)의 날수를 세어보면 44일입니다. 정확하게 40일째 되는 날은 성주간을 시작하는 성지주일이 40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하시기 위하여 마지막 40일째 되는 날, 세가지 유혹(빵/성전/왕국)을 이겨내셨던 것입니다. 광야에서 이 세가지 유혹을 극복하신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이어지는 공생활 3년간의 험난한 여정을 걸어가시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재의 수요일 복음에서는 사순시기 동안 우리가 겪게될 세가지 유혹(자선/기도/단식)에 관하여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선, 둘째는 기도, 셋째는 단식입니다. 이 세가지 유혹(자선/기도/단식) 중에서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유혹을 꼽으라면 어떤 유혹을 꼽을 수 있을까요??? 기도의 유혹??? 아니면 단식의 유혹???
제 생각에는 자선의 유혹이 가장 실천하기 어렵지 않을까???합니다. 왜냐하면 이 세가지 유혹은 모두 몰래 실천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기도”는 어떻습니까??? 골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은 다음 기도를 하면 몰래 해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식”은 어떻습니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고 음식을 안 먹으면 해결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선을 베푸는 일은 어떻습니까??? 혼자서 할 수 있습니까??? 자선을 베푼다는 것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사람 없는 데서 혼자 자선을 베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몰래 자선을 베풀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오른손이 했는지 왼손이 했는지 모르게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두손을 함께 움직이면 됩니다.
봉헌금을 넣을 때에 오른손으로 넣었는지 왼손으로 넣었는지 모르게 하려면 두 손을 함께 넣어서 봉헌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선이라는 것은 드러나게 베푸는 일도 어렵습니다. 내것을 내어놓는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빠와 아이의 동전이야기~~~ 아빠와 아들이 길을 가다가 아빠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세우비에 옷젖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는 완전한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러나 매일 조금보다 조금 더 표시 안나게 자선을 베푸는 일입니다.
함께 살던 멕시코 신부님과 로날드의 이야기~~~
그렇다면 우리는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자선을 베풀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저의 신앙생활은 제가 1985년에 세례를 받았으니 올해로 40년째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40년 신앙생활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종신서원 40일 피정과 해외선교사 생활 7년중에 선교지에서의 40일간 성지순례였던 것 같습니다. 선교사명을 마치기로 하고 귀국을 앞두고 떠났던 성지순례때에 상파울로 성당 앞에서 만난 거지에게 동전을 줄 때에 그가 안보는 사이에 동전을 넣다가 그에게 들켰는데 창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자선을 몰래 베푼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페르난다와 성경책 이야기~~~
자선이라는 단어에서 '자'라는 글자는 사랑을 뜻한다고 합니다. 사랑 중에서도 어머니의 사랑인데 아주 세심한 배려까지 포함한 어머니의 사랑을 뜻한다고 합니다. 숨은 일도 꼼곰히 살피시는 하느님의 사랑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재의 수요일을 맞이해서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의 모든 재물은 재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육신마저 재로부터 왔고 다시 재로 돌아갈 것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숨어계시는 하느님 안에서 우리의 후한 마음을 사람들에게 베풀어 그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둘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