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연중제15주간 금요일 마태12,1-8; 루카6,1-5 (240719 스승// 240907 성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이 밀밭 사이를 지나가다가 밀 이삭을 뜯어 먹었는데 바리사이들이 그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보십시오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마태12,2)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루카6,2) 그렇다면 밀 이삭을 뜯어 먹는 일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유다인들의 613 계명에는 좀 특이한 규정이 있습니다. 법원은 안식일에 처벌을 내려서는 안된다(613/ 89번)는 규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안식일에는 일을 해서는 안되기(탈출20,10; 35,3)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과 연관성이 있는 규정은 신명23,25-26에 해당되는데 “너희가 이웃의 포도밭에 들어갈 경우, 원하는 만큼 배불리 포도를 먹을 수는 있지만 그릇에 담아서는 안된다. 너희가 이웃의 곡식밭에 들어갈 경우, 손으로 이삭을 자를 수는 있지만 이웃의 곡식에 낫을 대서는 안된다.”입니다. 그러니까 손으로 포도를 배불리 먹고 손으로 이삭을 자를 수는 있지만 포도를 그릇에 담아서는 안되고 이삭에 낫을 대서는 안되는 것이 일반적인 규정입니다. 그러나 '안식일에 나뭇가지를 줍는 사람은 "사형을 받아야한다" ' (민수15,32-36) 고 규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일반적인 금지규정을 안식일에 해서는 되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안식일에 나뭇가지를 줍는 일은 안되지만 나뭇가지를 꺽는 일은 되고, 일반적으로 그릇이나 낫을 사용하는 것은 안되지만, 손을 사용하는 것은 된는 말일까요??? 즉 도구를 사용해서 수확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안식일에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 뭐가 있습니까???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 뭘까요??? 밥하는 일이죠.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요??? 성전에서 제사 예물을 바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봉헌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는 예물을 바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준비하고 장만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안식일의 정신은 “먹고 쉬어라” 또는 “쉬면서 먹어라”인데 이렇게 안식일을 지키려면 준비하는 과정 없이 다 만들어 진 것을 그대로 먹어야 하고 그날만큼은 곧바로 먹어야하고 곧장 쉬어야합니다. 그러니까 안식일이 되었으니 이제 좀 쉬어야지 하면서 침상을 이리저리 준비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뭐를 먹지???하면서 안식일에 그날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장만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준비는 준비일에 하고 안식은 안식일에 하라는 것이 안식일의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은 허용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장만하시고 준비하시는 음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살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을 죽음의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안식일을 어기는 것이 허용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사랑의 원칙을 확장하실 것입니다.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은 악을 행하는 것이고, 악을 고치지 않는 것은 죽이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하신 말씀에 머물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단죄하는 일이 아니라 죄를 사하는 하루, 용서하는 하루가 될 수 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