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나해 연중제12주간 금요일 성이레네오 마태8,1-4 (20240628 대구협력)

jasunthoma 2024. 6. 28. 02:08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에 몸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저희 반에 있었습니다. 요즘은 학교에 가면 아이들중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반에 몇명씩이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마을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산에서 내려오셨다는 것은 그 전에 산으로 올라가셨음을 전재합니다. 그렇다면 산에 오르셔서 하신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예수님께서 산에서 하신 일은 마태5장부터 어제 복음 7장 마지막절까지에 해당하는 산상설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설교를 하셨던 것입니다. 그 설교는 진복팔단으로 시작하시고 어제 복음인 반석위에 집을 짓는 비유로 설교를 마치시자 청중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설교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놀라운 설교는 모두 25가지였습니다. 이 산상설교를 천천히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마치 십계명을 아주 쉽게 풀이하듯이 가르치신 설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세가 시나이(호렙) 산에서 십계명을 받았듯이 예수님 당신께서도 산에 오르시어 행복선언을 시작으로 마지막 설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유를 들어 모세의 십계명을 아주 쉽게 그리고 평범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듯이 설교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쫓겨나고 흩어진 이스라엘 백성들을 한데 모으시기 위해서입니다. 모세의 십계명, 즉 옛 십계명으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한데 모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십계명을 받았는데 몇차례 받았습니까??? 모세는 시나이산에서 십계명을 두차례 받았습니다. 처음 받은 십계명은 아론에게 위임된 계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십계명을 받고 더불어 40여(44?)가지 규정목록을 만들어서 내려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내려와서 보니까 아론과 백성들은 수송아지 상을 만들고 그 앞에서 흥청거리며 놀아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먼저 받은 십계명 판을 깨뜨립니다. 그리고 모세가 새 증언판을 받으러 시나이산으로 다시 올라갑니다. 다시 올라가서 십계명을 받고 이번에는 20여(24?)가지 규정목록을 만들어서 내려옵니다. 처음보다 배나 간소해진 십계명 판이었습니다. 이번 십계명과 규정들은 모세에게 위임된 규율들이었습니다. 처음 받은 십계명은 아론에게 위임된 법이었다고 했는데 이 규율들은 사회정화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법과 계명과 규정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모세에게 위임된 두번째 받은 십계명은 성전정화를 실현하기 위한 성전법과 계명과 규정들에 국한 시켰습니다. 그래서 모세에게 위임된 두번째 십계명은 간소해졌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십계명은 모세에게 위임된 십계명이 아니라 아론에게 위임되었던 첫번째 십계명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어 마태8,1부터 10가지 치유기적을 일으키십니다. 10가지 기적들 또한 모세가 이집트에서 일으킨 10가지 재앙(기적)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모세의 10가지 재앙 중에서 첫번째 재앙이 뭡니까??? 첫번째 재앙은 나일강물을 핏물로 바꾸는 재앙입니다. 즉 식수를 오염시키는 재앙이죠.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첫번째 기적으로 나병환자를 고쳐주십니다. 오늘복음에서는 곧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하고 전해줍니다. 즉 오염된 몸을 깨끗이 정화시키는 기적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2개구리-중풍든 백인대장의 종// 3모기-베드로장모의 열병// 4등에-마귀들린 이들// 5가축병-호수에빠진 돼지떼// 6종기-평상에누인 중풍병자// 7.8우박.메뚜기-야이로의딸.하혈하는부인// 9어둠-눈먼사람두명// 10맏아들-말못하는이

이렇게 모세가 이집트에서 일으킨 10가지 재앙은 이집트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재앙이었던 반면에 오늘 예수님께서 일으키는 10가지 치유기적들은 쫓겨나고 추방된 이스라엘을 한데 모으고 일치시키기 위한 성전정화의 기적들입니다. 산상설교에서 구체적으로 가르치셨던 십계명과 마찬가지로 아픈이들을 고쳐주시는 기적들은 흩어진 이스라엘을 모아들이기 위해서 병든 우리의 몸인 성전을 깨끗하게 치유하는 기적들입니다.

그렇다면 10가지 기적치유 이야기 중에서 왜 가장 먼저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셨을까요??? 하늘나라를 선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를 선포하시기 위해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가장 먼저 하셨던 일은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시는 카나의 혼인잔치입니다. 하늘나라를 선포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했던 것은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일입니다. 여기서 물은 세례성사를 상징하고 포도주는 성령의 세례 즉 견진성사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하늘나라를 선포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했던 일이 세례와 견진이었습니다. 나병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실때에 "손을 대시며" 깨끗하게 되어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장면을 복음서는 아주 단순하게 전해주고 있지만 "손을 대시며"라고 할 때에 예수님께서 단순히 환자의 몸에 손을 대었다는 것이 아니라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베풀었다는 의미로 이해해야합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율법들 때문에 공동체를 떠나서 외롭고 혹독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병자와 허약한 이들과 더러운 영이 들린 이들과 중풍병자, 소경, 열병환자, 마귀 들린 이들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이들 중에 특히 공동체로부터 소외되는 1순위는 바로 나병환자였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병환자에게 가장 먼저 성사를 베풀어 주시고 마을로 보낸 것은 더이상 외진 곳에서 숨어지내지 말고 우리 가족이 사는 곳에서 하늘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과 따로 살아야 했던 나병환자를 하늘나라에 초대받은 첫번째 사람으로 파견하시기 위해서 그에게 손을 대시며 깨끗하게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늘나라의 목적지는 어디입니까??? 목적지는 하늘에 있습니까??? 아니죠. 하늘나라는 어린이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어린이가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가 곁에 있어야 합니까??? 부모님이죠. 가족들이 반드시 있어야 어린이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늘 나라는 바로 우리 공동체입니다. 우리 공동체 가운데에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나라입니다. 왜냐하면 어린이와 같은 사람만이 소소하고 작은 빵만으로도 웃으며 기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건강하고 훌륭하고 교양있는 어른들이 화려한 궁전에서 훌륭한 음식으로 잔치를 벌인다고 한들 그 가운데에 기쁨이 없으면 그곳이 천국일까요??? 아닐것입니다.

우리가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천상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천상 가족이란 혈육이 아니라 성령으로 하나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 천상 가족이 되는 비결은 하느님 자비의 일곱가지 비밀중에서 첫번째 비밀입니다.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따라서 하늘나라의 최종 목적지는 성체성사입니다. 칠성사 중에서 고해성사를 제외하고 성체성사로 마무리 되지 않는 성사가 어디 있습니까???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받았던 두번째 십계명도 장차 예수님께서 세우실 성체성사를 위해서 그렇게 간소하게 기록해 두었던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가장먼저 치유해 주신 이유는 그가 하늘 나라의 목적지인 천상잔치에 참여하도록 배려해 주시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가 되어 천상잔치에 참여한 하느님의 자녀로서 세상에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