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제5주간 목요일 요한15,9-11 (240502 행운동성당/ 240514 성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계명->사랑->기쁨”이라는 세가지 말씀으로 당신의 기쁨이 우리안에 충만히 머물도록 초대하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즉 ‘너희가 내 계명을 지켜 내 사랑안에 머무르면 너희는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내 계명, 예수님의 계명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리고 아버지의 계명은 무엇이었습니까???
여기서 계명(엔똘라)의 어원은 "엔뗄로인데 엔뗄로의 어원 뗄로는 나타나다, 등장하다, 일어나다, 수행하다, 떠오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엔이라는 접두사는 안에/ 속에/ 내면에를 의미하니까 다시말하자면 내면에// 나타나다/ 등장하다/ 일어나다/ 떠오르다 라는 의미가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계명이라고 할 때에 누구에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서 알리기 보다는 드러나지 않게 나타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명이라는 말속에 이미 내재하고 있듯이 계명이라함은 내 마음속에 내 정신속에 내 몸속에서 그것을 나타내고 떠오르게 하고 드러내야 하는 특징을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하느님과의 내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내 마음속과 내 정신속과 내 몸속이라는 말은 성바오로수도회 창립자 복자 알베리오네가 자주 사용하신 지.정.의 라는 말씀과도 상통하는 말씀입니다. 이는 신명기 6,5의 말씀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말씀과 요한복음 14장의 말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를 함께 떠올려주는 말씀입니다. 이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드러내는 상징하기도 합니다. 즉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할 때에 겉으로 드러나게 외치거나 가르치지 마라는 것입니다. 다만 내면으로 드러내면서 우리 일상의 길을 걸어가고, 일상의 진리를 믿고, 일상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는 지-지성-진리입니다. 진리는 하느님의 기쁜 소식, 즉 복음 말씀인 성경에서 옵니다. 그리고 의-의지-길입니다. 길은 하느님의 발걸음인 교리(교리서)에서 옵니다. 마지막으로 정-마음-생명입니다. 생명은 하느님의 사랑인 기도(기도서)에서 옵니다. 따라서 우리는 길/진리/생명이신 하느님을 성경과 교리서와 기도서를 통해서 세상에 드러내도록 불리움을 받았고, 또 뽑힌 이들입니다.
특히 이러한 사명감으로 뽑힌 바오로인은 기도/공부/청빈/사도직이라는 네바퀴로 움직이는 차량이라고 창립자께서는 누누이 강조하셨습니다. 네바퀴로 움직이는 차량을 SUV: 스포츠 유틸리티 비에커(sports utility vehicle)라고 하는데, 요즘 가장 인기있는 차량이 SUV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지붕이 높고 네바퀴로 움직이니까 산이며 들이며 바다로 가는데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SUV를 생각할 때에 어떤장면이 떠오릅니까??? 휴식/힐링을 떠올리게 되죠. 그렇다면 창립자께서 그러라고 바오로인에게 네바퀴 구동 차량을 말씀하셨을까요??? 아닐것입니다. 바오로인의 네바퀴 구동차량은 높은 지붕을 가진 차량이 아니라 아예 지붕이 없는 차량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어제 벨라도 수사님께서 오셔서 창립자 영성에 관해서 강의를 해 주셨는데요. 벨라도 수사님께서 타고다니시는 차가 무슨 차입니까??? 유기서원기때에 제주도로 집중 도서선교를 갈때에 그 차에 책을 한가득 실어 갔는데 지붕이 없는 차량이라서 비닐커버를 씌우고 고무 밧줄로 묶어서 출발했던 기억이 납니다. 따라서 우리의 수도생활은 기도/공부/청빈/ 그리고 사도직으로 완수됩니다. 세상에 성경/교리서/기도서를 좀 더 현대 감각에 맞는 다양한 수단들을 통해서 전할 수 있었야 합니다. 다만 바오로인은 구유에서 시작되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구유입니다. 그 구유에는 세상이 필요로하는 일용할 양식/ 지,정,의 양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양식으로 세상은 기쁨이 충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의 계명이 사랑이 되고 그 사랑으로 기쁨이 충만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