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연중제24주간 화요일 루카7,11-17 보편적 사랑의 마음 (20230919 선부동성당)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과부의 외아들을 살려주십니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런데 이 과부의 아들을 살리는 장면은 어떤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까???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는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탈리타쿰” 마르코복음 5장 41절에 나옵니다.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탈리타쿰” “소녀야 일어나라”는 아람어인데 이를 그리스어 성경에서는 에게이레ἔγειρε로 옮겨놓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말씀인 루카복음에서 과부의 아들을 살리실 때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또한 같은 단어 에게르떼띠ἐγέρθητι입니다. 에게이레와 에게르떼띠의 원형 에게이로ἐγείρω는 깨다, 깨어나다, 일어나다, 일으키다, 부활시키다, 되살리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가지 이야기 중에서 어느 장면이 더 짠한 마음이 듭니까??? 죽은이를 살리는 이 두가지 이야기 과부의 외아들과 회당장의 딸아이를 살리는 장면중에서 더 마음에 머무는 장면을 꼽는다면 어느 장면에 더 마음이 가게 될까요???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시는 장면에 더 마음이 머물기도 하고 회당장의 딸을 살리시는 장면에 더 마음이 머물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외아들과 외동딸입니다. 어느쪽일까요??? 과부의 외아들과 홀아비의 외동딸입니다. 둘 다 애절한 장면으로서 마음에 사무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부의 외아들 이야기에 왠지 더 마음이 머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복음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시는 장면은 시돈지방 사렙타의 과부의 아들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오늘의 묵상"에서도 소개되고 있는데 열왕기 상권에서 엘리야가 사렙타 과부에게 기적을 일으킬때의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엘리야가 사렙타 과부의 집에서 빵과자와 물을 얻어 먹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지방 기근이 가실때까지 과부의 집 밀가루 단지는 비지 않고 기름병은 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하자 주님께서 엘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대로 그 집, 항아리에는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에는 기름이 마르지 않게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은 뒤에 그 과부의 아들은 병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이 심해져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 때에 과부가 엘리야에게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이시여! 어르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저한테 오셔서, 제 죄를 기억하게 하시고 제 아들을 죽게 하십니까?” 그리하여 엘리야는 죽은 과부의 아들을 받아 안고 자기가 머무르는 옥상 방으로 올라가서, 아들을 자기 잠자리에 누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제가 머물고 있는 이 집, 과부에게까지 재앙을 내리시어 그 아들을 죽이셨습니까?” 그리고 그는 아이 위로 세 번 자기 몸을 펼친 다음 주님께 다시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주 저의 하느님, 이 아이 안으로 목숨이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주님께서 엘리야의 소리를 들으시고 그 아이 안으로 목숨이 돌아오게 하시자, 아이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엘리야는 그 과부의 아들을 안고 옥상방에서 집 안으로 내려와 아이 어머니에게 돌려 주면서 말했습니다. “보시오, 당신 아들이 살아 있소.” 그러자 과부가 엘리야에게 말했습니다. “이제야 저는 어르신께서 하느님의 사람이시며, 어르신 입으로 전하신 주님의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에게이로ἐγείρω는 깨다, 깨어나다, 일어나다, 일으키다, 부활시키다, 되살리다라고 했는데.
라자로를 살리시는 장면의 아나스타시스와 다릅니다. 아나스타시스는 능동적 자발적 부활이라고 한다면 에게이로는 수동적 주입식 부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부활은 모두 수동적 주입식 부활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꼭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납니까??? 하지만 그 그 기적의 원천은 바로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으로부터 나오는 인간의 보편적 사랑의 힘입니다. 우리도 무엇보다 가장 먼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일어날 수 있는 사랑의 은총을 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