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부활제3주간 월요일 요한6,22-29 생명의 빵, 사람의 아들, 표징(20230424 부산협력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 하느님의 일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군중이 예수님을 믿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러는 제자들까지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군중과 제자들 또는 예수님과 함께 먹고 마시며 아픈 이들이 나아서 빵을 배불리 먹었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지 못하였을까요???? 이 믿지 못하는 일에 관하여, 그리고 사람의 아들을 믿지 못함에 관하여 요한복음 전체에서는 17차례에 걸쳐 이 믿음에 관하여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반복적으로 말씀하신 이유는 제발 믿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오늘 복음을 비롯하여 대표적으로 이 믿음에 관한 호소는 요한복음 20장 31절입니다.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이 믿음에 관한 구절을 3장에서 반복하고, 이어서 오늘 복음 6장, 생명의 빵에 관한 이야기에서 계속해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은 빵을 배불리 먹은 후 카파르나움으로 건너가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러자 군중이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군중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묻는데 예수님은 행동 매뉴얼을 알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호소하십니다. 즉 믿음이 하느님의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 . 오늘 복음 말씀에서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즉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고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은 그분의 표징을 믿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다가오는 구절들은 “사람의 아들”과 “표징”과 “빵”입니다. 즉 빵에 관한 표징이 곧 사람의 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의 온전한 빵은 곧 생명의 말씀이고 이는 곧 예수님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하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먼저 예수님이 말씀하신 빵에 관하여 생각해봅시다. 1탈렌트-> 히브리어로 탈렌트는 둥글다는 의미인데요, 이는 다른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탈렌트는 하나의 지구와 같고, 또는 하나의 둥근 빵과 같고, 또 다른 의미로는 하나의 둥근 솓뚜껑과 같다고 합니다. 1탈렌트 무게는 처음에는 59kg이었는데 차츰 48kg으로 35kg(1탈렌트=3,000세겔=33kg)으로 줄어들었습니다. 1시클로는 예수님 시대에 통상적인 법으로 노예 한명의 목숨 값이고 그 값어치는 2데나리온 즉 일꾼의 이틀 품삯에 해당됩니다. 그러므로 1탈렌트 즉, 온전한 하나의 빵이라는 의미는 어떻게 됩니까??? 59kg일 때에는 5,000세겔 즉 노예 5천명 목숨 값이면서 일꾼 10,000 날 품삯이었고, 48kg일 때에는 4,000세겔 즉 노예 4천명 목숨값이면서 일꾼 8,000 날 품삯이었고, 33kg일 때에는 3,000세겔 즉 노예 3천명 목숨값이면서 일꾼 6,000 날 품삯이었고, 27kg일 때에는 2,000세겔 즉 노예 2천명 목숨값이면서 일꾼 4,000 날 품삯이었습니다. 원래 온전한 하나의 빵은 이토록 많은 사람의 생명과 같다는 말씀입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죽지 않고 한 알 그대로 남아도 그토록 많은데 만약에 죽게 되면 얼마나 많은 열매가 맺힙니까??? 30배, 60배, 100배, 1000배, 만배. . .의 열매가 맺힙니다. 즉 그렇다면 하나의 밀알의 무게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믿는 일이야말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행실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겨지씨 한 알 만한 믿음을 지닐 수 있도록 생명의 빵을 믿는 일이 곧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명의 빵”에 이어 두 번째는 “사람의 아들”을 믿는 것에 관하여 요한복음 3장 니코데모와의 이야기에서 구리뱀에 관한 해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니코데모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여기서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라는 말씀은 사람의 아들의 승천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의미는 사람의 아들이 하늘로 올라간 이가 아니라 내려온 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즉 사람의 아들이 내려오신 이유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우리에게 깨우쳐 주시려는 하느님의 뜻이었음을 알려주시기 위함입니다. 지혜서 9장 16-17절에 이에 관하여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저희는 세상 것도 거의 짐작하지 못하고 손에 닿는 것조차 거의 찾아내지 못하는데 하늘의 것을 밝혀낸 자 어디 있겠습니까?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 . 즉 다시 말하자면 결국 하늘에서 영광스럽게 내려오신 이가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이 말씀은 무슨 의미입니까??? 하늘에서 영광스럽게 내려오신 이가 하늘로 영광스럽게 올라가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3장 15절에 나오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즉 만약에 우리가 하늘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영광스럽게 이 세상에 내려왔다손 치더라도 다시 하늘로 올라갈 때에는 영광스럽게 올라가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라는 이 말씀은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하늘에서 내려왔지만 영광스럽게 올라갈 수 없었다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소한 부활하시기 전까지는요.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곧바로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 . 무슨 말씀입니까??? 왜 들어 올려져야 합니까??? 하늘에서 영광스럽게 내려오신 분이 왜 들어 올려져야 합니까???? 여기서 들어 올려져야 한다는 말은 누구로부터 의탁된다는 말이죠. 자기 자신의 능력으로가 아니라 자력으로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서 그리된다는 의미죠. 왜 그렇게 된다는 말일까요???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잃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상실하고 무엇을 잃어버린 겁니까??? 하늘에서 내려올 때 그 영광스러움을 상실하고 잃어버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의 아들에게 주어졌던 모습을 상실해서 아무런 능력도 권능도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아들도 들어올려져야 한다고 말씀하신 거죠. 그러면서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올린 것과 같이 당신도 그렇게 되리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들어올린 뱀은 어떤 뱀이었습니까??? 구리뱀이었죠. 그러면 이스라엘 백성이 물린 뱀은 어떤 뱀이었습니까??? 민수기 21장에서 모세의 구리뱀 이야기를 보면 “불뱀”이라고 했는데 독사 또는 코브라와 비슷한 뱀이었겠죠??? 이사야서 30장 6절에 보면 이 “불뱀”에 관하여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겝의 들짐승들에 대한 신탁. 위험과 고난의 땅, 암사자와 으르렁대는 수사자와 독사와 날아다니는 불 뱀의 땅을 거쳐. . .” 날아다니는 불뱀. 여기서 불뱀을 날아다닌다고 했습니다. 날아다니는 뱀을 본 적이 있습니까??? 뱀이 날아다니려면 뭐가 있어야 합니까??? 날개가 있어야겠죠. 날개가 달린 뱀을 “세라핌śārāf שְּׂרָפִ֔ים”이라 불렀습니다. 동양에서는 용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날아다니는 뱀인 불뱀이 물어서 이스라엘 백성이 죽게 되었을 때에 모세가 기둥에 매달아 놓은 구리뱀을 보면 살아났다고 했습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원래 불뱀은 하늘의 세라핌인데, 세라핌에 관해서는 이사야서 6장 2-6에 나오는 “사랍”이 이에 해당하는 천사입니다. 이 사랍은 날개가 6개 달려서 날개 둘로는 얼굴을 가리고, 둘로는 발을 가리고, 둘로는 날아다녔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사랍 즉 세라핌이 어쩌다가 얼굴을 가리는 날개를 잃고 발을 가리는 날개를 잃고 날아다니는 불뱀이 된 것입니까??? 불뱀이 되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무는 독사가 되었습니까??? 이들은 원래 백성을 무는 천사들이 아니라 하느님을 찬미하는 천사들입니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라고 찬미하는 천사 무리들이 사랍, 세라핌입니다. 이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물었을 때에는 이들 또한 천사의 직위를 상실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죄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천사가 죄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을 회개시키기 위하여 천사가 세라핌의 직위를 내려놓고 구리뱀 형상으로 죄의 모습으로 기둥에 매달렸습니다. 이와 같이 사람의 아들도 모든 영광을 내려놓고 죄인이 되어 십자가에 매달려 올려져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분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표징은 다름이 아니라 말씀입니다. 말씀이 표징이되어 빵도 되시고 사람의 아들도 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서는 그 표징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즉 하느님의 말씀 믿지 않으면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생명의 빵”과 “사람의 아들”과 “표징”은 모두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당신의 말씀임을 믿을 수 있을 때에 영원한 생명 안에 머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