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제2주간 화요일 마르2,23-28 (스승)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을때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안되는 제사빵을 먹고 함께있는 이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즉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또 그것도 모자라 동료들에게까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다윗이 하지 말아야 할일을 했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윗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말을 받들기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알아듣고 지켰던 성실하고 참신하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귀여운 아들이었습니다.
일곱형들은 모두 아버지 이사이와 함께 제사지내러 갔을 때에도 그는 들에 혼자 남아서 양들을 지키고 있었던 작고 귀여운 막둥이 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무엘은 다른 일곱 형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게 하느님의 기름을 부어 하느님의 영이 줄곧 다윗에게 머물러 있게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줄곧 다윗에게 하느님의 영이 머물러 있었는데 어찌하여 안식일에 하지말아야 할 일을 하고 또 그것도 모자라 동료들에게까지 죄를 범하도록 했을까요???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다윗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한 것으로 보아야 타당합니다.
누구 보다도 다윗이 스스로 먹어서는 안되는 것을 먹었다는 것은 다윗이 얼마나 하기 싫은 일을 했을까??? 하고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내가 무슨일을 할 때에 그 일이 왠지 마음에 걸리거나 하기 싫은 일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일이 하느님의 일인지 나 자신의 일인지를 잠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이와 같은 일들에 얼마나 많이 직면하셨는지 모릅니다.
대부분 하느님의 일이 아니고 나 자신의 일일 경우에는 몸이 먼저 그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니까 순전히 다윗이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해서 그 빵을 허겁지겁 먹었을 것이라고 단절된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사춘기때에 친구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어머니를 만나면 창피해서 그길을 지나가기 싫었습니다. 친구들이 제 어머니더러 할머니시냐고 물어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나가기 싫은 길을 지나가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성숙해 지기 위해서는 지나가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길을 만나는 것에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수도자들을 일컬어서 "사춘기 영성"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는 분이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잘 타기 때문일것입니다. ~~ 예수회 오세일 신부님
하지만 제가보기에는 수도자들이 사춘기 영성에 머물러 있는 것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사춘기에서 곧바로 갱년기 영성으로 건너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파스카 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이 두렵고 힘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건너뛰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숙기 영성이 없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시기에 머물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창립자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님은 바오로인에게 성숙한 영성을 지닌 바오로인들은 직면한 삶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삶에 대해 참되고 실제적이며 구체적인 개념을 지닌 이에게는 기쁨은 쉬운 것입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숙한 영성이 필요한 시기인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안에서 우리의 생활이 사람을 위한 안식일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영성을 더욱더 애덕의 삶으로 봉헌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