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사순제4주간 화요일 요한5,1-16 그리스도의 물결(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서른여덟해나 앓아 누워있는 병자의 건강을 되찾아 주십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일곱번의 표징 가운데 셋째 표징에 해당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셋째 표징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일으키신 유일한 표징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세번째 표징의 의미는 무엇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두가지의 변화가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먼저는 병자의 변화입니다.
이 병자가 낫게 되는 모습을 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고 쉽게 병이 나은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 곁에서 이장면을 지켜본 제자들은 병자가 너무 간단하게 낫게되는 것을 지켜고 말문이 막혔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왜냐하면 병자는 연못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병이 나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과연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 병자는 예수님께서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물었을 때에도 그렇다/아니다 하고 답하지 않고 다만 물이 출렁거릴 때에 자신을 못 속에 넣어줄 사람이 없을 따름입니다 하고 자신의 병이 낫지 못하는 탓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며 변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는 이제 그 일을 자신이 직접합니다.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에서 이제는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두번째 변화는 장소의 변화입니다.
즉 구원되는 장소가 이동하는 것입니다.
먼저 오늘복음을 묵상하기 전에 야곱의 우물가에서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신 장면을 떠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즉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도 건강해질수 있고 구원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성전 오른편에서 흘러내리는 샘물이나 사마리아 성에서 솟아나는 우물물이 있는 장소가 아니라도 하느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고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물물을 마시지 않아도 사마리아 여인은 목마르지 않고 꼭 벳짜타 못에 몸을 담그지 않아도 병이 낫는다는 것입니다.
오늘 벳짜타 못가의 병자는 물일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으로 낫게 되었습니다.
출렁거리는 물에 몸을 담갔기 때문이 아니라 생동하는 말씀속에 몸을 담갔고 그 말씀이 누워있던 병자를 일으켜 세웠던 것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내 들것을 내가 들어 그리스도의 물결이 우리 마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 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