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가해 연중제14주간 화요일 마태9,32-38 영혼의 열매(딸)

jasunthoma 2014. 7. 8. 04:28

지난 주 월요일에 동기모임이 있다고 해서 안양을 다녀왔습니다.

서울역 1호선 환승역에서 급행열차를 갈아타려고 20분을 기다리는데 퇴근시간이어서 그런지 열차가 거의 1분에 한대씩 오는 거예요.

사람이 너무 많이 타고 내리고 하다보니 그자리에 계속 줄 서 있기도 그렇고 해서 좀 멀찍이 떨어져서 이차가 급행인지 저차가 급행인지 계속 확인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급행열차가 1분 빨리 도착한 거예요.

그래서 이 열차가 정말 급행열차인지 1분 뒤 정시에 도착하는 다음 열차가 맞는지 확인하다가 급행열차를 놓쳐버렸습니다.

7분 빨리 가려고 하다가 1시간을 늦게 도착했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막차타고 수도원으로 돌아올 때에 오늘 나의 목적지는 어디였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두들 바쁘고 열심히 목적지를 향해서 간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과 이어지는 다음 장면을 보면 예수님게서 일꾼들을 부르신 이유가 열두 사도를 뽑기 위해서 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열두 사도를 뽑기 전에 일꾼을 많이 보내주시기를 청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청하신 이유가 일꾼 중의 일꾼을 뽑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일거리는 많은데 일할 사람이 적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과연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수확할 것은 지친 영혼입니다.

하루하루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다가 지쳐서 막차타고 들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입니다.

그리고 기가 꺽여 갈 곳 없는 수많은 영혼들을 거두어들일 그러한 일꾼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뽑기전에 마지막으로 말못하는 이를 고치셨습니다.

산상설교에서부터 쭉 훌터보면 나병환자/백인대장의 종/ 베드로의 장모/ 중풍병자/ 회당장의 딸/ 하혈하는 부인/ 눈먼 두 사람을 고치시고

끝으로 말 못하는 이를 고치십니다.

많은 병자들 중에서 왜 마지막에 가서야 말 못하는 이를 고쳐주셨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말 못하는 이는 급히 고쳐야 하는 중환자가 아니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말 못하는 이가 가장 부지런한 일꾼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말 못하는 벙어리인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사람이 너무 힘이 들면 말을 못하기도 합니다.

말할 힘도 없기 때문입니다.

말 못하는 이들 중에는 정말 말할 힘도 없이 지친 이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을 고쳐주셨다는 것은 이들을 통해서 앞으로 당신의 사도직을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내재되어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그들이 바람을 심으니 회오리바람을 거두리라" 하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밀이든 가라지든 심기만 하면 삼십배 육십배 백배 천배 만배로 되돌아 온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심은대로 거두어 들이되 주체할 수 없이 많이 거두어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알곡은 거두어들여 곳간에 두고 마른 줄기는 단으로묶어 유익하게 쓰이지만 가라지는 통째로 불속에 던져버립니다.

즉 똑 같이 주어진 하루동안 가라지를 심었는지 밀을 심었는지에 따라서 우리의 영혼은 불속에 던져지기도 할 것이고 곳간에 모아들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 동안 내 영혼의 밭에다가 무엇을 심었는지에 따라서 수확할 열매가 달라 질 것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추수밭의 성실한 일꾼으로서 풍성한 열매를 거두어 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