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제31주간 토요일 라테라노대성전봉헌축일 요한2,13-22 살아있는 성전
오늘 예수님 께서는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그런데 성전을 정화하시는데 사람을 약간 차별화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전에는 장사꾼들과 환전꾼들이 있었는데
본문을 자세히 보면 특별히 비둘기 파는 상인에게만 물리적인 제제를 가하지 않고 말로 타이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시고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 내시면서도
비둘기를 파는 사람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이르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소와 양과 환전상들은 채찍질을 하며 내 쫓으신 반면에
비둘기 파는 상인에게는 그토록 자상할 정도로 이르시기만 하셨을까요?
비둘기는 구약에서는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신약에서 특히 복음에서는 어디까지나 비둘기는 성령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에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셨고
오순절 제자들과 성모님이 다락방에 모여 있을 때 강림했던 성령 또한 비둘기 형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성모님과 함께 요셉성인이 당신을 성전에 봉헌하실 때에 비둘기 한 쌍을 정결 예물로 봉헌하셨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비둘기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성령이 보이는 가시적 표징으로서 언제까지나 가난하고 소박한 이들의 마음을 상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는 신성을 모독하는 어떤 말도 다 용서를 받을 것이지만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전을 정화하신다는 의미는 성전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성전은 벽돌로 세운 성전이 아니라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우리의 성전에 무엇을 모시느냐에 따라 허물어지기도 하고 새로 세워지기도 합니다.
우리 안에 허물어진 성전을 다시 세우시는 분은 성령이시기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몸인 성전이 더는 소음으로 가득찬 집이 아닌 기도하는 집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도하는 집이야 말로 살아있는 성전이며
이 살아있는 성전에서 생명의 물이 끊임없이 솟아나온다고 오늘 제1독서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 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살아나고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나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 놓아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그 잎은 약이 된다.
오늘 하루 내 안에 성령을 모시고 살아있는 성전을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