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제29주간 금요일 루카12,54-59 주님의 법(딸)
제가 산을 자주 다닐 때에는 한 해에 네차례까지 가는데 산에서 머무르다 보면 일출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꼭 그렇치는 않지만 다음날 일출은 그 전날 낙조에 따라 달라진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며 이시대의 위선을 지적하십니다.
그렇다면 이시대가 어찌하였길래 나무라실까요?
과연 이 시대의 위선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구름이 서쪽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 하고 또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면 더워지겠다 하고 말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하느님이 주관하시는 일에는 하늘의 순리라고 순응을 잘 하면서
정작 스스로 하는 일에는 하느님의 개입을 원치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주신 이유는 형제가 잘못한 일을 자기 형제가 용서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집트에서처럼 파라오 앞에까지 가서 자기 형제의 잘못을 낱낱이 고하지 말고 하느님의 백성 답게 서로의 잘못을 용서해 주고 화해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도바오로도 교우들끼리의 송사에 관해서 이야기 할 때에
누가 다른 사람과 문제가 있을 때에 교우들에게 가지 않고 어찌하여 이교도들에게 가서 심판을 받으려고 하는지에 관해서 가르치면서
교회를 업신 여기는 이들을 재판관으로 앉히지 말라고 이르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마지막 한 닢까지도 다 받아내는 재판관에게 가서야 해결을 보려고 합니다.
믿음이 없는 자들 앞에서 재판을 받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또 없을 것입니다.
세상은 우리가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알아 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이 법을 두고 기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