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제11주간 금요일 마태6,19-23 우리의 보물
어릴적 TV에서 보물섬이란 제목의 명랑만화를 재미있게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풍을 가면 빠지지 않고 하던 놀이가 보물찾기였던 것을 기억해봅니다.
보물의 특징은 감추어져있고 어딘가에 묻혀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추어진 것이 드러나고 묻혀있던 보물을 캐내게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는 보물은 더 이상 보물이 아니라 재물이되고 재산이 되고 맙니다.
분명히 감춰지고 묻혀있던 것은 보물이었는데 그것이 드러나게 되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재물이 되고 재산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공동번역에서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보물을 재물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보물과 재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보물의 특징은 세금을 매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재물과 재산은 가지고 있으면 가지고 있을 수록, 쌓아놓으면 쌓아놓을 수록 세금을 더 많이 매겨 지불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보물은 세금을 매길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사람에게 각종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특히 하느님께 바쳐진 사람,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본디 세금을 면제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성전세를 지불하라고 하셨습니다.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물고기의 입을 열고 그 속에 숨겨진 재물을 꺼내서 세금으로 지불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예수님께서는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늘에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보물은 어디에 있는 무엇일까요?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가 이제는 더 이상 어리석은 자기 자랑은 그만 두라고 충고합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늘어놓는 화려한 이력과 무용담은 모두 쓰레기처럼 내버려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오히려 나의 약함, 나의 두려움, 나의 부끄러운 역사를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보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약한 사람을 위하여 나도 약해지는 것, 그리고 그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누릴 수 있는 보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보물은 이미 하느님께 봉헌되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앗아갈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감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면 안보이던 보물이 보입니다.
마음의 등불은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의 보물이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나의 보물들이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