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다해 부활제5주간 화요일 요한14,27-31ㄱ 가난한 평화

jasunthoma 2013. 4. 30. 04:18

어렸을 때에 딱지놀이나 구슬치기를 하게되면 저는 항상 잃는 축에 드는데 언젠가는 한번 몽땅 다 잃은 적이 있었습니다.

상실감이 너무 크고 마음이 불안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개평을 요구했습니다.

개평을 받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처음부터 잃을 것을 생각못했기에 개평으로는 도저히 위안이 되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 나섰을 때에 그들은 어떤 열정이 있었습니다.

하늘나라를 향한 열망이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죽기를 각오하며 예수님을 따를 것을 다짐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을만큼 열정적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겉으로는 아니라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내심 세상의 우두머리로서 누리는 평화를 바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염려하셨던지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같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이제 제자들의 그러한 하늘나라를 향한 열망과 예수님을 위한 열정이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어떤 새로운 다짐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부와 권력의 지배하에 유지되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처럼 정치적 힘에 의해 그들의 지배를 정당화 시키는 억지 평화와 같습니다.

주기 싫은데 억지로 줘서 유지되는 평화인 것입니다.

그것은 지식과 지략과 권모와 술수로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 불안한 평화와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평화는 그런 가식적인 평화와는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권력과 명예가 아니라 평화를 남기시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평화는 가난한 평화입니다.

자신이 먼저 주고싶어서 내어 주었기 때문에 미련도 아쉬움도 없는 순수한 평화입니다.

내 모든 육신의 불행을 참아 받아 당신의 영혼을 구하는 숭고한 평화입니다.

내가 먼저 죽는 십자가의 평화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라는 희망이 있는 평화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참 평화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