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성주간 수요일 마태26,14-25 나의 골고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와 함께 대접에 손을 넣어 빵을 적시는 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저마다 자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유다는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이미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주면 그 값으로 얼마를 주겠소' 하며
예수님을 상대로 거래행위를 했습니다.
유다뿐만 아니라 다른 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베드로는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하며
무엇인가 받기를 원했고
또한 야고보와 요한도 어머니와 함께왔는데
그 어머니는 무엇인가 청할 양으로 주님께 다가와
두 아들을 좋은 자리에 앉혀 주시기를 원했습니다.
아울러 토마스는 '나는 내 눈으로 그 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하였습니다.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좋은 뜻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제자들도 예수님을 따를 때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내다보니까 처음에는 분명 예수님의 제자였으나
차츰 돈의 제자로 바뀌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제자들은 돈을 버리고 예수님을 택했던 사람입니다.
주님의 사랑은 거래행위가 아니며 적선행위도 아닙니다.
제자들조차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고 환전 상인 노릇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어둠이 짙게 깔려있지만 저 언덕 너머에서 비치는 여명은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합니다.
빛이 가까와지면 온몸이 밝아진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절망적인 마음을 껴안고 골고타로 향하십니다.
당신이 향하신 그 길을 바라보며 지금 나의 골고타에 머물러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