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다해 연중제5주간 재의예식다음토요일 루카5,27-32 생명의 식탁(성바)

jasunthoma 2013. 2. 16. 05:48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배가 더 고픈 것 같습니다.

제가 자랄 때 풍족하게 먹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는 언제나 식사시간이 즐겁습니다.

그래서 많이 먹습니다.

종 칠때까지 먹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좀 덜 먹어야하는데 잘 안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배고픈 시절을 돌이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제 어머니는 육남매를 키우셨는데, 밥 보다 라면이나 수제비를 더 많이 하셨습니다.

쌀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삶의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밥만 지어놓으면 뭐합니까? 반찬이 있어야지요. 국도 끓여야하구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면 종류도 잘먹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레위라는 세리의 집으로 가십니다.

레위가 예수님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베풀었기 때문입니다.

레위는 일만 하다가 생을 마감할 뻔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평생을 앉아서 일만하던 세리가 예수님을 만나자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버렸습니다.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지금까지 그는 일이 좋았고 또 돈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동족들로부터 죄인 취급을 받아가면서도 기꺼이 그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 일만 한다면 내가 평생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겠고 재산도 많이 모을 수 있을 것이니 돈 방석에 앉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그가 이제는 예수님을 따라나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초대하여 자선을 베풉니다.

한 번도 남을 위하여 베풀어 본적이 없다가 갑자기 잔치를 베풀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관심은 꽤나 컷던 모양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 뿐만 아니라 세리들과 다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함께 식탁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어제만 해도 그 시간이면 그는 세관에 앉아 있을 시간입니다.

먹지도 못하는 금붙이를 만지작거리며 홀로 앉아서 온갖 스트레스를 다 받고 있을 시간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시간에 그는 자기 집 식탁에 앉아있습니다.

잘 차려진 식탁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기쁜 것은 예수님이 함께 계시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레위를 격려해주고 기뻐해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보는 앞에서도 이제는 주눅들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면 어느정도는 다 굴곡이 있습니다.

궁핍하다가 풍요롭기도 하고 풍요롭다가 궁핍해지기도 합니다.

나쁜 일을 하다가 회개하기도 하고 좋은 일을 하다가 죄를 짓기도 합니다.

레위는 오늘 금붙이를 올려놓았던 탁자에서 일어나 천상 양식이 차려진 주님의 식탁으로 초대받았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생명의 길로 돌아서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