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과 매매(인간생명윤리)
어머니의 희생과 생명윤리
[영화] : - “심장이 뛴다”를 보고 -
윤리와 인간 생명/ 20109101/ 연구2년/ 김용석
이 영화는 한 어린 소녀의 심장 이식 문제를 놓고 벌어지는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 경시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능력 있는 어머니”는 자기 딸의 생명을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무력한 다른 어머니”는 무능한 아들이 계속해서 돈을 요구해오자 자신의 장기를 매매해서 아들을 도와주다가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다. 그런데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능력 있는 어머니”가 뇌사 상태에 빠진 “다른 어머니”의 심장을 기증(혹은 매매?)받아 자신의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분이다. 여기서 “능력 있는 어머니”의 자기 딸만을 살리기 위해 사용하는 행위가 인간 생명 윤리적으로 합당한가이다.
문제를 좀 더 좁혀 들어가자면 “뇌사 상태에 빠진 어머니”가 ‘의식이 있다’는 그 아들의 진술에서부터 시작된다. 병원 측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뇌사 상태라고 진단했고 “뇌사 상태에 빠진 어머니”의 아들은 어머니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며 그럴 리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능력 있는 어머니”의 딸이 수술을 해야 할 심각한 상황에 처해지자 “능력 있는 어머니”는 병원 측에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을 강행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이러한 모성적 강압에 견디다 못해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 아들이 “뇌사 상태에 빠진 어머니”에게 말을 못 하시겠으면 손이라도 뒤집어 보라고 요구하자 “어머니”는 자신의 심장을 기증(혹은 매매?)하겠다는 의미로 아들에게 손을 뒤집어 보인다. 이에 아들은 “어머니”가 동의했다고 판단하여 “능력 있는 어머니”에게 자기 “어머니”의 심장 이식에 동의한 것이다.
교회에서는 “장기매매”와 “장기기증”을 구분하고 있다. “장기매매”에 관한 교회는 단호히 비윤리적 행태라며 배격한다. 하지만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가 공동주관한 국제학술대회에서의 논의에 의하면 “"장기기증"은 무엇보다 온전히 사랑의 행위로서 자유롭고 공정하게 독려돼야 하며, 기증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1)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끊임없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한 것은 어머니의 자녀 사랑의 다양한 모습이었다. 여기서 질문 할 수 있는 것은 “뇌사 상태에 빠진 무력한 어머니”가 손을 뒤집어 보인 것의 의미가 자기희생적 장기기증 동의로 받아들여 질 수 있으며, 또한 사랑의 행위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라는 점이다. 여기에 관하여 개인적으로는 ‘받아들여 질 수 있다’와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어머니가 처한 부정한 사회체계가 그 어머니를 그렇게 몰고 갔을 지라도 어머니의 자녀 사랑의 숭고함을 희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급증하는 장기이식 관련 법적·윤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사회체계 마련이 시급할 것이다. 특히 장기매매 등의 비윤리적 행태 근절은 물론, 장기기증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각종 법규제 마련도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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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처 : <http://news.catholic.or.kr/WZ_NP/section/view.asp?tbcode=SEC08&cseq=1&seq=60930> [가톨릭신문 2007.11.09]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