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이야기

지혜로운 청지기<lu 16,1-8>

jasunthoma 2008. 12. 9. 23:55

2005-11-04

   약은 청지기가 어떻게 주인으로부터 칭찬을 받게 되었는가. '그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는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빚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신분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빚을 진 사람에게 빚은 스스로 메워갚기에는 너무나 벅찬 것이다.

   인간은 원죄로인해서 빚을 지고 있고 그 빚은 죽기까지 갚아야 할 빚이다. 일단 빚을 떠안고 태어난 몸이라 살아가면서 죄를 더는 짓지 않는다면 모를까 '사는게 죄요'라는 말로 그나마 가질 수 있는 희망마저 멀어져서 까마득해질 뿐이다.

   약은 청지기는 주인의 재산을 감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이르렀지만 오히려 주인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박탈당하려던 청지기 직분마저 유지하는 기쁨을 맛본다. 아니 결과적으로는 비어가는 창고에 곡식이 쌓이게 한 것이다. 

   사실 인간들이 지고있는 빚은 누구든지 탕감받아야 할 몫이 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이 갚아야 했던 빚을 신약에 와서 예수님께서 탕감해 주셨듯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갚을 빚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청지기는 지금까지 빚에대해 이자를 더 붙여 받으면 받았지 감히 줄여 받으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가 기록하는 장부에 숫자만 늘어나지 실질적인 창고의 곡식은 늘지 않는 실속없는 관리자였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약은 청지기는 기존의 관념을 바꾼 회개한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나쁜 관습을 바꿔서 나만 잘 사는 공동체가 아닌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여 어려움을 극복한 지혜로운 사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