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격과 신앙과 문화에 관한 단상
본당차원에서 전통문화를 개발하고 장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이제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기본가족단위 형태의 아파트 문화가 정착된지 오래다. 이런 핵가족 형태의 가정에서는 전통적인 집안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여력이 미약하다. 어른들의 지혜로운 가르침 보다는 인터넷의 지식 검색에 더 의지하는 것이 일반화처럼 되어버렸다. 형제들이 없어서 홀로 자라다 보니 가정 구성원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결국 부모와 자기와의 양자 구도가 성립되어 왕자병 내지는 공주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어느것 하나도 옛날처럼 가정에서 전수되고 계승될 만한 인격형성 프로그램이 없음을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외형적으로든 내면적으로든 어떤 형식적인 틀이 마련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는 가정을 중심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통과의례와 같은 위계질서의 문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형적인 협력차원의 두레와 같은 공동체 문화가 장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가족의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당 공동체 차원의 문화를 꽃피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구교집안이라도 가정이 옛 가옥 형태에서 아파트 가정의 형태로 변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전수되어야할 신앙의 행위들이 부자연스럽게 되어 결국에는 가풍마저 잃어버리고 자기 집안의 내력이 천주교인지 불교인지 개신교인지 개의치 않고 생활하다가 엉뚱하게 신앙으로 인해서 가족 간의 문화적 흐름이 단절되는 결과를 초래할 여지가 다분한 것을 감안한다면 신앙공동체인 본당 차원에서의 전통 문화와 놀이를 개발하고 계승하는 작업이 인격형성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오는지 짐작하고도 남으리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