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먼저이야기

나그네

jasunthoma 2008. 9. 2. 00:23

105 -나그네- 03/10/30

경제적 어려움은 수도자로 사는데 꼭 필요한가.

처음으로 스승을 따라 나섰을 때 어느 정도는 견딜만해도

계속되는 고행과 마지막 희망마저 기울어져 가면

결국 배반해 버리는 제자들처럼...


가지에 붙어있던 나뭇잎이 바람에 떨어지면

'그동안 잘 머물렀습니다.'

'평화를 빕니다.'하고 떠나간다.

지난밤에 있었던 헐벗고 병든 마음은 밥 한 그릇 속에 덮어 두고

행여 마음에 묻었을까 뒤를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휭'하니 쓸고 가는 바람에 생각은 잠시 멈추고

어느덧 발길은 시장 바닥에 닿았다.

인생을 봉지에 담아 파는 사람

목마름에 이것저것 집어 삼키는 사람

세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모두 얻으려는 사람

'이봐요, 구경하고가세요'하고 잡아끌어도

영원한 잔칫상이 마련되어 있는 곳으로 나는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