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먼저이야기

설거지

jasunthoma 2008. 9. 2. 00:12

80 -설거지- 03/08/31

일 주일에 두 번 설거지를 하는데

물을 싱크대에 서너 군데 받아 놓고

한 쪽에서 물에 담긴 그릇을 씻어 퐁퐁으로 문지르면

그릇을 차례로 물에 담가 헹궈낸다.

마지막 싱크대에 있는 물은 항상 깨끗해서

설거지가 끝나서 마무리를 해도 빼버리지 않는다.

그런데 한동안 출렁거릴 때는 깨끗한 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잠잠해지니까 물아래에 침전물이 생기는 것이었다.


활동하고 움직일 때는 티를 발견하기 어렵다.

옳은 줄 알고 하던 자신의 행동이 막상 침묵 속으로 빠져들면

물 속 찌꺼기처럼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의욕에 넘쳐 외치고 지시하며 온 종일 활동하던 몸을

가끔은 내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서라도

고요한 시간을 허락해야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