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먼저이야기
인수의 기도
jasunthoma
2008. 9. 1. 23:58
56 -인수의 기도- 03/07/07
인수는 달동네에 살았다.
아버지는 안 계시고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다행히 방학이어서 학교는 가지 않았다.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친구들과 놀았는데
아이들은 흩어지고 골목길은 외딴 곳이 되었다.
모두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웃는 소리가 창문사이로 흘러나왔다.
하지만 인수는 갈 곳이 없다.
이제는 골목 귀퉁이를 지켜야 했다.
아침에 집주인이 밀린 월세 금을 달라며 살림살이를 대문 밖으로 꺼내버렸다.
어머니는 다른 곳에 방을 보러 가셨다.
인수는 기다리는 동안 담벼락에 기대어 골목만큼 좁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초롱초롱한 별이 인수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별을 바라보는 동안은 눈이 맑아지고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것 같았다.
인수는 모퉁이를 지키며 밤 세워 기도를 했다.
"사랑해요 엄마!"
지금은 사회가 급변하여 어린이들이 할 일이 많다.
이런 저런 학원은 접어 두고라도 인터넷과 헨드폰 만으로도 별의 별 어른스런 일들을 다한다.
하지만 요즘에도 인수와 같은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전에 비해 가진 아이와 가지지 못한 아이가 친구가 될 수 있는 경우는 더욱 없다.
무엇이 더 훌륭하고 가치가 있는지는
아이가 어른이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늘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의 것이다.(마태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