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중이야기
아카시아꽃
jasunthoma
2008. 5. 15. 22:06
아카시아 향기가 내 마음에 젖어들면 고개를 들어 향기를 살핀다.
아직 석양이 지지 않은 짓붉은 하늘에 그윽한 아카시아 향기가 물들면
괜한 발걸음이 산책길로 옮겨놓는다.
발자국마다 눌러앉은 풀은 찌뿌둥하게 기지게를 펴고
달콤한 아카시아 향기가 콧잔등을 스치며 하품하던 함박 입안을 가득채운다.
하얀 꽃 송이송이 매마르지 않은 꿀을 머금고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녹여주는 영혼의 향기.
날카로운 가시의 노여움으로 찔리고 할퀴여 상처를 동여매기가 두려워
향기만으로 흐트러진 상념을 추스릴까.
사람의 욕심이여 그 달콤한 맛을 어찌 향기로 만족할까.
이 꽃송이 저 꽃송이 모두가 같은 꽃송이인데
왜 자꾸만 옆의 꽃송이가 더 커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