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이야기
고향하늘
jasunthoma
2007. 9. 18. 22:41
겨울에는 눈 밭에 보리싹이 웅크리고,
몸에는 개울가 맑은 물소리 재촉하고,
여름이면 아이들 물장구소리 맴돌고,
가을이면 개꼬리마냥 흐드러진 낟알에 풍요로운 고향이 그립다.
지난 시절을 되새겨보면 즐거웠던 기억이 하늘을 수 놓는다.
지금 내가 서 있는 하늘과 같은 하늘빛이 분명한데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상념속의 모습으로 남았다.
늦 태풍의 몰매찬 바람에 떨어진 설익은 감을 물에띄워 먹고,
훑은 나락 멍석깔아 맨발로 비비 헤치며 상쾌 따끔한 하루해를 보내던 시절을
어디 다시 보낼 수 있을까?
귀한 손님 반기려고 닭한마리 장만하고,
유과 튀기고,
강정썰어,
온종일 집안에 고소한 냄새 가시지 않던 시절을
어디 다시 볼 수 있을까?
이제 남은 것은 고향하늘 빛 뿐!
아무것도 이물없지 않네.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오늘 다시 이루어지소서.